변호사 칼럼
변호사 이진화가 쓰는 논술·글쓰기·사고법 칼럼.
150여 년 전, 파스퇴르는 한 강연에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. 관찰의 영역에서 우연은 준비된 정신에게만 미소 짓는다는 것이다. 이 문장은 이후 수없이 인용되었다. 그런데 정작 파스퇴르는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. 준비된 정신이란 무엇으로 준비되어 있으며, 그 준비는 대체 어떤 원리로 우연을 행운으로 바꾸는가. 격언
새해에 무언가를 결심해 본 사람은 안다. 사흘이 고비라는 것을. 운동을 시작하고, 담배를 끊고, 새벽에 일어나기로 하고 며칠을 버틴다. 그런데 거울 속 나는 그대로고, 몸도 그대로고, 삶도 그대로다. "역시 안 바뀌네." 그렇게 우리는 슬그머니 손을 놓으며 자책한다. 나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. 그런데 정말 그럴까. 주
같은 몸, 같은 채, 같은 연습장. 그런데 어제는 똑바로 날아가던 공이 오늘은 오른쪽으로 휜다. 분명 어제와 똑같이 친 것 같은데 말이다. 골프를 몇 년 쳐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 배신감. 우리는 흔히 "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네"라고 넘기지만, 사실 그 안에는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. 기타 줄을 한번 떠
엘도라도 사례로 본 전문증거 배제의 법칙 황금 인간 하나가 어떻게 황금 제국이 되었는가 - 그리고 법은 왜 그것을 막는가 1. 황금 인간에서 황금 제국으로 16세기, 스페인 정복자들은 콜롬비아 고원에서 한 의식의 소문을 들었다. 무이스카족은 새 족장이 즉위할 때, 그의 몸을 끈적한 수지로 바르고 그 위에 금가루를 불어 살
규제경제학에는 포획이론(regulatory capture)이라는 개념이 있다. 본래 기업을 감시하라고 만든 규제 기관이,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그 기업의 인맥과 정보에 길들여져 규제의 칼날을 스스로 무디게 만든다는 것이다. 환경청 관료가 퇴직 후 오염 기업의 임원으로 가고, 그 인맥이 다시 규제를 느슨하게 만드는 회전문
마이클 잭슨의 무대를 본 적이 있는가. 그가 한동안 미동도 없이 멈춰 서 있기만 해도 수만 명이 비명을 지른다. 그리고 비트가 터지는 순간, 객석 전체가 통제 불능으로 들뜬다. 이상한 일이다. 그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. 그런데 이 장면,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. 후보가 연단에 오르고, 한마디에 광장이 들끓는 선거
오늘은 과감히 변호사의 보수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. 본인의 이야기이긴 하지만, 다른 영역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고, 가격협상이란 무엇이고 어느 영역에서는 해도 되고, 어느 영역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고민해 볼 수 있기에 글을 써 본다. 본 변호사가 만나 본 많은 의뢰인들 중 대부분은 수임료를 낮춰주기를 원한
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갓 태어난 새끼 오리가 처음 본 대상을 어미로 각인하고, 이후 진짜 어미를 보여줘도 각인된 대상을 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. 각인은 뇌가 가장 유연한 생의 초기에 형성되며, 그 시기를 지나면 거의 수정되지 않는다. 지질학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작동한다. 지층은 시간이 쌓일수록 압력을